유튜브 고소: 가해자 악플러 댓글, 채널 경찰 수사 관련 경험담
목차
유튜브 악플러 고소해서 잡고싶다!
이 글은 제가 2024년에 지인의 고소를 도와주면서 겪은 경험과 일부 저의 경험을 토대로 쓴 글 입니다. 2025년이나 그 이후에는 수사 기관 혹은 유튜브 정책의 변화 등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누군가의 현실적인 경험담 정도로 읽어주세요.
얼마전 비밀 댓글로 고민을 털어놓으신 분이 계셨어요. 작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신 뿐 아니라 영상에 나오는 자신의 가족까지 공격하는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사연이 너무 딱하지만 사실 일반인이 유튜브 악플러를 잡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 분이 너무 딱하게 느껴졌습니다.

악플러를 잡으려면 ‘고소’를 통해 ‘IP 주소’를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미국 기업이라 한국 경찰이 수사 협조 요청을 해도 정보를 잘 내어주지 않습니다. 그럼 직접 그 악플러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라도 찾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어요.
유튜브 악플 댓글러를 쉽게 특정되는 경우
- 지능이 낮은 댓글러: 악플러가 멍청하게 본인을 특정하는데 도움되는 정보를 채널에 남겨둔 경우가 있겠죠. SNS 계정, 블로그, 혹은 본인을 특정할 수 있는 영상이 업로드 된 상황 등등
- 테러 및 반사회적 범죄 예고: 불특정 다수가 크게 피해볼 수 있는 사례라 수사 기관에서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유튜브 측에서도 빠르게 협조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최근 뉴스보면 폭파 협박했다가 빠르게 잡힌 사람들의 뉴스가 대표적입니다.
- 옛 안동역 폭파 협박 고등학생 – 2025-08-15 발생. ‘KBS 다큐 3일’ 감동의 재회 현장인 구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썼다가 바로 검거 당함.
- (이 사건은 디시에 글,댓글 썼다 걸린거지만 그만큼 이런 사안은 굉장히 빠르게 잡힌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 폭파 협박 중학생과 20대 – 2025-08-05 발생. 디시인사이드에 ‘신세계백화점 폭파 안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가 잡혔습니다. 글 작성한지 6시간만에 제주도에서 중학생 A군을 검거했고, 댓글을 달았던 20대 남성 B도 경남 하동에서 검거됐습니다.
- 심각성: 유튜브(구글)은 미국 기업이라 한국의 모욕죄, 명예훼손죄 정도로는 그들이 정보 제공할 명분이 확실하지 않지만, 누군가가 반복적인 괴롭힘 + 성적인 문제 등 미국법 기준에서도 문제가 된다면 제공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돈을 벌기위해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닌 단순 악플러는 잡기가 사실 많이 어렵습니다. 대부분 가계정(깡계)인데다, 조금 더 머리가 좋은 애들은 계정 생성부터 사용까지 모두 VPN까지 사용했다가 문제될만하면 계정 삭제까지해서 추적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예요.
통매음은 잡을 수 있다던데요?
이 부분은 유튜브 뿐 아니라 커뮤니티, SNS 등에서도 매번 의견이 분분합니다.
제가 다른 건으로 고소할 때 사적인 대화를 좀 길게했던 수사관님의 이야기로는 통매음 고소가 사회적으로 넘쳐나는 수준이고, 일단 지르고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보니 2024년 기준으로 통매음 고소 요건 충족 기준이 그 전과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법원의 판결 기준이나 경찰서 내부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예전처럼 통매음 고소는 네이버 등 한국 회사 유저, 유튜브같은 미국 기업 유저 상관없이 경찰 선에서 약한 것은 커트되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이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수사관에 따라서 다른 부분도 있을 것 입니다.
요건만 확실하게 갖춘다면, 통매음이나 음란물 유포 등 성에 관련된 부분은 확실하게 모욕죄, 명예훼손죄 보다는 확률이 높습니다.
본인이 정말 괴롭고, 응징하고 싶다면 시도는 해보세요. (그냥 포기하기엔 열받잖아요.)
다시 유튜브 고소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래 케이스를 보면 왜 쉽지 않은지 알 수 있어요.
유명 유튜버 고소도 힘든 상황

예전에 유튜버 고소 케이스 글에 쓴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하면 아래 사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사망여우: 허위 마케팅, 사기 등 비양심 업체들을 폭로하는 사망여우님도 많은 업체들이 고소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지만 여전히 신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은 롱런하길 바랍니다.)
- 탈덕수용소: 여자 연예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로 돈을 벌던 탈덕수용소는 아이브 소속사인 Startship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고소가 가능했는데요. 아래 타임라인을 보면 기업 차원에서 대응해도 무려 8개월이나 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미국에 직접 고소한거예요.
- 2022년 11월 법무법인 리우를 고용해서 소송을 진행
- 2023년 5월에 미국 법원으로부터 ‘정보제공명령’을 받았음
- 2023년 7월에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정보를 입수
- 뻑가: 개인적으로 꼭 처벌 받았으면하는 유튜버 중 한명인 뻑가(PPKKa)도 과즙세연이 스타쉽과 동일한 법무법인을 통해 고소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 지방법원으로 부터 정보를 제공받게 됐습니다.
- 중학교7학년'(Middle7): 뉴진스 역시 위와 동일하게 신원 공개를 승인 받음
- 그 외에도 숏차장, 이슈피드 등 사과문 올리거나 도망간 채널들이 있습니다.
위에 나열된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유튜버들도 법무법인+미국 현지 법원에 직접 고소를 통해 가능했는데, 이는 가해자가 만든 콘텐츠에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부분과 피해가 매우 명확한데다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일반 악플러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도하고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한낱 가치없는 인생을 위해 고소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쓰고 스트레스까지 받는 것은 이중으로 피해보는 행위라고도 생각됩니다.
모욕죄 고소 요건
많은 분들이 누군가가 욕한 것을 캡처해서가면 고소 가능한줄알고 허술하게 준비해서 갔다가 기각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욕죄 (*형법 311조 –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가 욕 먹었다고 다 되는게 아닙니다. 이는 유튜브 댓글 뿐 아니라, SNS, 커뮤니티 글/댓글, 게임 모두 포함입니다. 조금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면 모욕죄가 성립되려면 적어도 아래 세 가지는 명확해야 합니다.
- 특정성: 단순 닉네임, 이름으로 욕했다고해서 고소 안됩니다. 내 유튜브 채널 혹은 SNS, 커뮤니티 등에 “현실의 나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 게임하다 내 닉네임을 부르며 욕했지만 그 닉네임을 통해 현실의 나를 특정할 수 없으면 거의 안 받아줍니다. 그래서 일부 유저는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사는 지역 등을 채팅창에 공개하고 더 해보라고도 하죠. 그 뒤로 욕하지 않으면 문제없음;
- 내 SNS 계정에 누가 욕을 했는데, 내 계정에 나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없으면 인정 안 됨.
- 내가 커뮤니티에 쓴 글이나 댓글에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댓글을 달아도 해당 커뮤니티나 본인의 닉네임 등에 실제 신상 정보와 연관된 것이 없으면 특정성 미충족.
- 공연성: 공공장소 혹은 제3자가 들어야 성립됩니다. 거기에 ‘전파 가능성(소문내거나 퍼뜨릴 가능성)’도 따지게 됩니다.
- 1:1 대화, 쪽지, 귓속말 등으로 욕한 것은 모욕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 내가 욕먹는 것을 들은게 내 가족인 경우에는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해서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 모욕성(충분하고 명확하게 모욕적이어야함): 표현이 너무 강하거나 무례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내 인격이나 사회적 가치, 평가를 훼손시키는 정도가 아니면 모욕으로 봐주지 않아요.
-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인격 모독적 표현 = 인정
- 불만,의견 표현, 특정인 불분명, 단순 감정 표출 = 인정 안 됨
한국 법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평가를 받을정도지만 모욕죄는 기준을 판단할 수 있는 사례들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100%는 없으니 아래 비교표는 참고만하세요.
모욕 아님 | 모욕 |
---|---|
“아이 ㅆ bal !!” – 혼잣말 혹은 감정 표출 | “야이 S B N아!” |
“뭣 같은 소리하네” – 애매함 | “넌 왜 ㄱ소리를 지껄이냐” |
“일을 왜 이렇게 못하냐” | “야이 쓸모없는 ㅅㄲ야” |
“아 ㅆㅂ ㅈㄴ 답답하네” – 주어없는 감정 표출 | “이 답답한 SK야” |
“아~ 요즘 세상에 ㅁㅊㄴ 많다!” | “00 이 ㅁㅊㄴ아” |
“상담이 필요한 것 같다” | “ㅈㅅ병자야” |
물론 모욕적인 발언이 나와의 대화 과정에서 나왔거나, 나를 지칭한 것이라는 증거와 증인이 확실히 있어야겠죠.
모욕죄 대법원 판결 케이스
“○○○지부장은 야비한 사람 같다.” 이건 어떻게 보이시나요? 누군지 확실히 특정했고, 뒤의 표현도 충분히 모욕적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1심, 2심에서는 모욕에 해당된다고 판결났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부정적, 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에 불과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되었습니다. – 대법원_2019도7370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내가 고소할 정도로 명확히 모욕적인 표현인가?”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어중간한걸 들고 경찰서 갔다간 내 시간만 낭비하게 되거든요.
왜 이런 글을 쓰는가?
저는 고소를 여러번 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어봤고, 지금은 고소 과정이 익숙하고 어렵지 않지만 처음 해보시는 분들에게는 고소를 해도되는지 ‘판단’부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글 시작에 지인의 유튜브 모욕죄 고소를 도와준 경험이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모욕죄 요건이 모두 갖춰진 상황에서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결국 못 잡았습니다.
1. 가치가 없는 존재들이다.
고소해서 가해자 잡고, 피해 보상을 충분히 받으면 매우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악플 달고 다니는 애들은 돈도 없고 인생 자체가 매우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고소해서 잡으면 얼굴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너 와서 얼굴보고 사과하면 합의금 절반 깎아줄게”라고 제의하는 편인데요. 제가 직접 본 것은 3명인데 하나같이 의외로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런데 그걸 직접적으로 표출하거나, 건강하게 푸는게 어렵고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으로 악플, 욕설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의 사람이랄까요.
경제적 능력도 대부분 없는 편입니다. 부모님까지 동원해서 질질 짜길래 합의금 100만원으로 낮춰줬는데 이걸 3개월에 나눠서 갚게 해달라던 사람도 있습니다. (*혹시 가해자가 불쌍한 모습 보이더라도, 합의없이 고소 취하는 절대로 해주지 마세요. 그냥 용서해주면 다른 사람한테 또 합니다.)
2. 내 시간과 스트레스도 비용이다.
우리가 고소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 너무 열받아서
- 내 정신적 피해 보상(합의금)을 받으려고
만약 두 번째 이유라면 일반 악플러는.. 고소해서 잡았더라도 나중에 계산기 두들겨보면 오히려 잃는게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이유가 아니라면 그냥 무시, 차단하고 넘어가는게 더 나아요. 비정상인 사람은 그렇게 살다가 결국 그에 어울리는 인생을 살게됩니다.
고소 과정을 매우 간략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증거 수집
- 고소장 작성 후 제출
- 경찰서 출석 후 피해자 진술
- 수사관의 밀려있는 업무에 따라서 정말 짧게는 한,두달에서 길게는 6개월정도의 수사 기간을 생각해야함
- 유튜브의 경우엔 대부분 가해자 특정이 어려워서 실패 = 시간 날리고 기분 더 안 좋음. 경찰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음.
- 운좋게 특정 가능하면 성공
- 가해자를 잡았다고 칩시다.
- 형사 처벌: 반복적이고 굉장히 심각한 모욕으로 내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을 정도가 아니라면 벌금은 몇십만원 수준으로 보는데, 이는 국가에 내는 돈 입니다.
- 민사 소송: 내 피해보상을 위해 민사 소송을 또 해야합니다.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소액이라 결국 셀프로 공부해서 해야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 드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를 받았다 하더라도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잡자마자 충분한 합의가 된다면 베스트 케이스지만 대부분 너무 어리거나 보상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인생들이 아닙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응징과 통쾌함을 바라는 것이라면 진행해보는게 맞습니다. 저는 일련의 과정들이 부담스럽거나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재미로 했습니다.
결론
유튜브 특성상 고소해도 타율이 매우 낮은 편이라 아래의 결론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너무 화가나서 뭐라도 해봐야겠다 = 고소
- 시간, 돈 많다 = 고소
- 경험삼아 해보고 싶다 = 고소
- 댓글/사용자 차단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 된다 = 차단/삭제/무시하는게 가장 현명함
본인 인증 후 사용하는 커뮤니티, 게임, 악플러의 계정에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한 SNS 등의 경우에는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셔도 좋습니다.
VPN 사용하면 더 안전한가?
친구중에 개념없는 댓글러만 골라서 패는 희한한 취미를 가진 키보드 워리어가 한 명 있습니다. VPN + 깡통 계정으로 열심히 싸우고 다닌지 꽤 오래됐는데 지금까진 안전한 것을보면 효과는 있어 보입니다. 얻을 것 하나 없는 시간 낭비니 여러분은 그러지마세요.
도움을 받고싶은 마음에 댓글 다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몇 번의 경험이 있을 뿐 평범한 일반인 입니다. 전문적인 상담은 꼭 변호사와 하세요. 귀찮아서가 아니라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의 어설픈 도움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까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VPN 선택 질문은 블로그 메뉴에서 VPN 탭에 모든 정보를 정리해두었으니 먼저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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