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파벨 두로프 체포: 범죄 혐의, 성형, 국적 이야기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긴급 체포 되었습니다.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될 것입니다. 텔레그램이 이렇게 성장하게 된 이유는 ‘수사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인데요. 저는 프랑스 경찰이 파벨 두로프를 그들이 원하는 만큼 압박하기 어려울거라 생각하지만, 경찰 측에서도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텔레그램의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이나 법원, 수사 기관에 대한 협조에 관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파벨 두로프 체포

범죄 혐의

토요일 저녁 파리 외곽의 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되었다고 하는군요. 텔레그램은 전 세계에서 각종 범죄에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각국 정부로서도 머리 아픈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개인 전용기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본인이 체포될 것을 알면서도 아제르바이잔에서 프랑스로 들어왔기 때문에 프랑스 경찰 측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파벨 두로프의 혐의는 간략하게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텔레그램 이용자들이 테러, 인신매매, 밀수, 아동 관련 범죄 등 중범죄를 모의 하거나 저지르고 있음에도 텔레그램 자체적으로 규제하지도 않으며, 각종 불법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방치했으며 다른 메신저 서비스와 다르게 수사당국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혐의“라고 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두로프 아들 학대 의혹’까지 혐의 대상이 올려놓았다고 하네요. 뭔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확실히 몰아가는 느낌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두로프의 아내가 직접 신고했던 건이라고 해요. 2017년 태어난 아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협조한적이 없을까?

텔레그램은 알게 모르게 정책을 수정하고 협조하기도 했습니다. 텔레그램과 파벨 두로프는 은근 강약약강입니다. 한국 N번방 사태가 터졌을때는 절대 협조안해주더니 좀 더 큰 국가가 으름장 놓으면 말을 듣습니다.

• 2018년 : 테러 혐의가 인정되면 IP 주소 및 전화번호 제공한다는 내용을 이용 약관에 추가 했음.
• 2022년 3월 : 브라질에서 대선을 앞두고 텔레그램을 통해 가짜뉴스가 심각하게 퍼지자 대법원의 차단 명령까지 내려졌고, 텔레그램은 브라질 대법원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며 차단 명령이 철회됨.
• 2022년 6월 : 테러 및 아동학대 사건 용의자들의 정보를 독일 연방 형사 경찰청에 제공 (*참고글 중간쯤 보시면 제가 작년에 이 내용을 추가한 적이 있습니다.)

아예 협조를 안하진 않았기 때문에 프랑스에서도 할말이 아예 없진 않을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알 수 있듯 ‘자유 투사’로 활동하다가도 필요할때는 숙이는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에 적절한 딜을 할거라 생각합니다.

국적

그런데 왜 프랑스일까요?

러시아를 떠난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그는 러시아 대표 SNS인 프콘탁테(VK) 창업으로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들인 성공한 사업가였습니다. 러시아 정부(푸틴)의 협조를 가장한 길들이기와 반정부 의견은 묵살하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요구를 거부하고 지분 매각 후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파벨 두로프가 러시아를 떠난 이후 취득한 국적

• 세인트키츠 네비스
• UAE(아랍에미리트)
• 프랑스

3개의 국적을 추가로 취득했고 러시아 국적이 사라진게 아니기 때문에 4중 국적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똑똑한 파벨이 재미로 취득했을리는 없죠. 우선 러시아로 되돌아갈수 없기 때문에 다른 국적이 필요했는데..

세인트키츠 네비스 – VPN 유저에게 익숙한 ExpressVPN가 있는 BVI와 같은 ‘조세 피난처‘이기 때문에 금융 목적으로 국적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며

UAE – 두바이를 텔레그램 본사로 선택했습니다. 원래 독일의 베를린, 싱가포르, 영국 런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의 후보가 있었지만 텔레그램을 운영하기에 규제가 많았고 특히 미국은 FBI 등 기관의 감시 등이 문제였던데다 길에서 괴한까지 만나 공격당한 경험 등이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두바이는 비즈니스 규제 장벽이 매우 낮아서 자유롭고, 법인세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두바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UAE 국적까지 얻은줄은 몰랐네요. 웃긴게 UAE는 인터넷 검열 국가 중 하나인데 여기에 본사를 둔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프랑스 – 프랑스 국적을 얻은 이유는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앞의 두 국가는 본인의 남은 인생을 위한 제대로 된 국적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둘다 순전히 이익을 위해서 선택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프랑스일가요? Pavel Durov는 본인이 프랑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찌라시 사이트같은 곳에 “일부 익명의 소식통은 프랑스 국적이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지하디스트 그룹에 대한 정보를 프랑스 비밀 기관과 공유한 것에 대한 두로프의 보상”이라는 흥미로운 의견도 있지만 뒷받침하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재미로 보고 넘겨야겠죠.

이런저런 썰들

워낙 큰 사건이다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오히려 러시아가 프랑스를 비난하면서 재미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러시아에서 2018년에 텔레그램이 차단됐지만 두로프는 자유로웠다. 오히려 프랑스는 과도한 억압을 하고 있다. 정치적 목적으로 체포했다.”
• TON코인 : 텔레그램에서 사용되는 톤코인에 러시아 주요 기업들이 큰 손 투자자인데 미국이 이를 제재하려고했고 파벨 두로프 체포는 그런 부부늬 연장 선상이다.
• 일론 머스크 등 주요 인물들도 두로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 두로프는 의도적으로 유럽 국가에 방문하지 않고 체포되지 않을 국가로 다니다가 어쩔 수 없이 프랑스로 오게됐다.
•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 DSA)이 적용될 수 있다. – 불법, 유해 콘텐츠 확산에 대한 대형 플랫폼의 책임 강화 법인데, 한국에서 유튜브 사이버 렉카들만 봐도 이런 법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충분한 듯..

그의 한마디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 문제를 두고 사람들의 의견은 다양하고 대립각도 꽤 날카롭습니다. 한국 엔번방 사태때 수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고 그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협조해주지 않는 텔레그램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가 2016년 CNN 인터뷰에서 했던 한마디 만큼은 저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테러리스트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메시징 기술을 안전하게 만들 수는 없다. 안전하거나 안전하지 않습니다. 백도어가 있다면 정부 관료뿐 아니라 이론적으로 테러리스트를 포함한 범죄자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형과 정자 기증

텔레그램 대표 파벨 두로프의 작은 잘못은 탈모와 성형사실을 숨기고 전 세계로 씨앗을 뿌렸다는 것 하나밖에…

그는 유독 외모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면…

유독 이런 사진들을 올립니다..

그리고 그는 “100명이 넘는 생물할적 자식들이 있다.”라고 밝혔는데 자신의 정자를 기증해 12개국의 수십쌍 부부들이 파벨 두로프의 정자로 임신과 출산을 했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내 생물학적 아이들이 나중에 서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DNA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싶다.”라는 남다른 포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자 기증의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장 정자가 부족해 출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파벨 두로프의 정자로 채외수정(IVF) 하려면 30만 루블(약 440만원 정도) 이상이 발생하고, 인공수정은 120만원 정도 든다고 하네요.

자기애가 굉장히 강한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탈모 및 성형 사실도 기증받는 사람들에게 알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귀 수술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가 가진 장점에 비하면 외적인 것은 마이너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우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으며 9개국어 이상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고, 어린 시절부터 천재소리 들을 정도로 수학적 사고 능력이 매우 뛰어났고 지금까지 이룬 것만 보더라도 훌륭한 유전자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No Log, 수사 협조는 양날의 검

저의 블로그의 메인 콘텐츠는 VPN 입니다. NordVPN, ExpressVPN 두 회사가 지금 이렇게 성잘하게 된 이유는 No Log 정책, 그로인한 수사 협조 불가능 장점때문인데요. 이는 우리같은 사용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장점이지만 일부 국가의 정부, 수사 기관, 그리고 각종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무너뜨리고 싶은 벽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정부나 제3자가 요청해도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없어야 하지만 이런 점을 범죄자들이 지속적으로 악용하게 된다면 현재의 텔레그램 사태처럼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함께 법적 의무를 준수하는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하진 않아 보입니다.

저는 텔레그램 사태가 현상 유지되는 쪽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텔레그램이 굴복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VPN 회사들 역시 타겟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거든요.

VPN 업계의 텔레그램은 위에 말씀드린 두 회사인데 No Log 검증 글을 읽어보시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됩니다.